
핵심부터 말씀드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생산은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는 방식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미 자동차 업계와 의회 다수가 중국차의 미국 진입 자체를 영구히 막는 법안을 추진하던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작지 않습니다. 시진핑 주석과의 워싱턴 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 발언이 실제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 현대차·기아에는 어떤 의미인지를 짚어봤습니다.
트럼프, '미국에서 만들면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잉그레이엄 앵글'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에 대해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일본 업체들이 이미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교 대상으로 일본을 꼽은 것도 눈에 띕니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수십 년 전부터 미국에 공장을 두고 현지 생산 비중을 늘려 온 대표 사례로 꼽혀 왔습니다.
다만 조건은 분명했습니다.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뒤 완성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중국산 자동차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관세를 우회하기 위한 제3국 경유 수출 방식이 문제라는 취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상황을 여러 차례 문제 삼아 왔는데, 이번 발언은 그 우회로만 막고 미국 현지 생산은 오히려 받아들이겠다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간 셈입니다.
이번 발언은 시진핑 주석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열흘 남짓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참고: ["미국 생산은 OK"...트럼프, 中 자동차 美 진출 빗장 푼다]
“미국 생산은 OK”...트럼프, 中 자동차 美 진출 빗장 푼다
“미국 생산은 OK”...트럼프, 中 자동차 美 진출 빗장 푼다, 김정우 기자, 한경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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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습니다
지금 미국의 중국차 규제는 이미 여러 겹으로 쌓여 있습니다. 2024년 9월 27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관세는 기존 27.5%(최혜국 관세 2.5%+추가 25%)에서 102.5%(2.5%+추가 100%)로 올랐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70% 늘어나는 등 과잉생산 우려가 커졌다는 점을 관세 인상의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붙어 있던 관세(27.5%)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 차례 더 오른 셈인데, 정권이 바뀌어도 중국산 저가 전기차를 견제해야 한다는 공감대만큼은 이어져 온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 상무부는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하드웨어가 들어간 커넥티드카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최종규칙을 확정했는데, 소프트웨어 규제는 2027년형 모델부터, 하드웨어 규제는 2030년형 모델부터 적용됩니다.
업계의 압박도 거셉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 혼다, 스텔란티스 등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주 의회에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법안을 연내 신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존 보젤라 AAI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커넥티드 소프트웨어·하드웨어가 탑재된 차량을 세계 시장에 대거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도 지난 7월 중국·러시아 등과 연계된 커넥티드 차량의 수입·제조·판매를 금지하는 '2026 커넥티드 차량 보안 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상태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온 '미국산은 괜찮다'는 발언은,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과 함께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참고: [트럼프 "中 자동차, 美서 공장 짓고 생산하면 OK"…업계는 반발]
트럼프 "中 자동차, 美서 공장 짓고 생산하면 OK"…업계는 반발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경계해온 의회와 자동차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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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중국車 규제법안 통과…벤츠 판매 막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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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중국車 규제법안 통과…벤츠 판매 막힐 수도 SBS Biz 최윤하 입력2026.07.23 06:02 수정2026.07.23 06:11 부제 있으면 여기에 들어갑니다. 부제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없으면 부제 태그 자체를 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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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전략적 실수'라며 반발했습니다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미시간)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협상의 일환으로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를 허용하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며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미시간은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라 이 지역 의원들의 반발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도 민주당 하원의원 70여 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업체의 미국 내 생산과 판매를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자신이 지금까지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막아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여기서 짚어볼 지점이 있습니다.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중국차의 미국 생산을 허용하고 싶어도, 이미 법제화됐거나 법제화를 앞둔 규제들은 대통령 발언만으로 쉽게 풀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커넥티드카 규제는 생산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출처를 기준으로 삼고 있어서, 중국 업체가 미국 공장에서 차를 만들더라도 중국산 부품·소프트웨어를 쓴다면 여전히 판매가 막힐 수 있습니다. 지분 15% 규제 역시 의회에서 법안이 최종 통과돼야 효력이 생깁니다.
참고: [美 민주당 의원 74명, 트럼프에게 中 자동차 생산·판매 규제 촉구]
美 민주당 의원 74명, 트럼프에게 中 자동차 생산·판매 규제 촉구
미국 하원의 야당 의원 74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중국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미국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는 2024년 9월 발표에서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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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에는 양면의 신호로 읽힙니다
지금까지의 규제 강화 흐름은 오히려 현대차·기아에 우호적으로 해석돼 왔습니다. 중국 자본이 15%를 넘는 업체의 판매를 막는 방안이 현실화하면, 이미 조지아·앨라배마에 현지 생산기지를 갖춘 현대차·기아의 북미 시장 입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실제 현대차의 2분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9%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5개 분기 연속 6%대를 유지했습니다. 기아도 올해 상반기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6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1.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보호막은 미국 시장에 한정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동남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을 이미 잠식하고 있어, 미국 시장이 상대적 안전지대로 보이는 측면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굳어질 경우입니다. 중국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산 지위를 얻게 되면, 현대차·기아가 누려온 현지 생산 우위가 옅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짚은 대로 커넥티드카 규제라는 별도의 장벽이 남아 있어, 공장을 미국에 짓는 것만으로 규제를 전부 피해 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대차도 AAI 회원사인 만큼 이런 차단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참고: [중국車 우회 진출 막는 미국…현대차·기아 美 성장판 확대 '청신호']
중국車 우회 진출 막는 미국…현대차·기아 美 성장판 확대 '청신호'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 규제를 생산지와 부품을 넘어 자본 관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 자본이 포함된 업체의 자동차 판매가 규제 대상에 오를 경우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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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챙겨봐야 할 일정
- 9월 23~25일경: 시진핑 주석의 백악관 방문(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언급한 9월 24일 일정 유지 여부)
- 미 상원 본회의: '2026 커넥티드 차량 보안 법안' 표결 시점
- 2026년 연내: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 등이 요구한 중국차 영구 차단 법안의 의회 처리 여부
- 2027년형부터: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판매 금지 규정의 예정대로 시행 여부
그래서 지금 뭘 점검해야 할까요
- 현대차·기아의 공시·IR 자료에 미국 판매·정책 리스크 관련 언급이 새로 추가되는지 확인합니다.
- 미 의회 사이트에서 '2026 커넥티드 차량 보안 법안'의 처리 단계를 확인합니다.
- 시진핑 방미 이후 발표되는 공동성명·합의문에 자동차 관련 문구가 담기는지 살펴봅니다.

마치며
이번 발언에서 저는 '조건'이라는 단어가 가장 눈에 걸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만들고 미국인을 고용하면 괜찮다고 했지만, 그 조건 자체가 이미 법으로 굳어지고 있는 커넥티드카 규제와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생산지를 미국으로 옮긴다고 해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규제까지 자동으로 풀리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을 당장의 정책 전환 신호로 읽기보다는, 시진핑 방미를 앞두고 던진 협상용 제스처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이 바뀌려면 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지금 의회 분위기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이 발언을 가볍게만 볼 수 없게 만듭니다. 다음 정상회담 결과에서 자동차 관련 문구가 실제로 등장하는지가, 이 발언의 무게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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